경동맥 스텐트 시술을 앞두고 쓰러진 어머니… 그때 알았더라면





※ 이 글은 가족의 실제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건강 관련 판단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몇 년 전, 어머니는 경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 절차를 진행하고 계셨습니다.

사전 검사까지 모두 마친 뒤 담당 교수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대화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여든여섯이셨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교수님, 이 연세에도 시술이 가능할까요?"

교수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가능은 합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뒤에 이어진 말씀이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부탁드렸습니다.

"교수님 어머니라고 생각하시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교수님은 천천히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70세라면 저는 시술을 권했을 겁니다.

 하지만 86세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시술이 성공하더라도 마취에서 반드시 깨어나신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경동맥 협착증

그날 상담을 통해 저는 경동맥 협착증이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는 가장 중요한 혈관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노화 등의 영향으로 혈관 안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

이면 혈관이 좁아질 수 있는데, 이를 경동맥 협착증이라고 합니다.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협착이 심해지면 혈류가 감소하거나 혈전이 떨

어져 나가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협착 정도가 심하거나 뇌졸중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와 함께 경동맥 스텐트 시

술(CAS) 또는 **경동맥내막절제술(CEA)**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다만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는 나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심장과 폐 기능, 신장 기능, 기저질환, 마취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의료진이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제야 교수님께서 왜 쉽게 결정하지 못하셨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걸려온 전화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며칠 뒤 입원 날짜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그 며칠 사이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지셨어요."

그 짧은 며칠이 저희 가족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병원에서 보낸 한 달

응급실로 달려갔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병실은 부족했고 응급실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병실이 배정된 뒤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담당 교수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뇌경색 환자는 말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계속 이야기를 들려드리세요."

그날부터 저는 어머니 곁에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릴 적 추억.

가족 이야기.

손주 이야기.

대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혹시 제 목소리가 어머니께 닿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경고 신호

돌이켜보면 뇌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미리 경고 신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를 일과성 허혈발작(TIA)이라고 하며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부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쪽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
  • 얼굴 한쪽이 처진다.
  • 말이 어눌해진다.
  •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 심한 어지럼증이 갑자기 나타난다.

몇 분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TIA는 실제 뇌졸중이 임박했다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가족도 꼭 알아야 하는 FAST 체크법

뇌졸중은 환자보다 가족이 먼저 이상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F(Face) : 한쪽 얼굴이 처지는가?
  • A(Arm) : 한쪽 팔에 힘이 빠지는가?
  • S(Speech) : 말이 어눌한가?
  • T(Time) :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119에 신고하기

증상이 시작된 시간을 기억하는 것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두 달에 한 번, 손을 잡고 나눈 10분

한 달 가까운 입원 치료가 끝난 뒤 가족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집에서 모실 것인지.

요양병원으로 옮길 것인지.

쉽지 않은 결정 끝에 어머니는 요양병원으로 가셨습니다.

코로나19로 면회는 두 달에 한 번.

10분 남짓이 전부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저는 손을 꼭 잡고 말했습니다.

"엄마, 나 왔어."

"조금만 더 힘내."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늘 말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가끔은 생각합니다.

그 며칠만 아니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정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건강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

필요한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

그것이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저희 가족은 몸으로 배웠습니다.

혹시 지금 부모님의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미루고 계신다면, 오늘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 글이 단 한 분이라도 병원 방문을 미루지 않는 계기가 된다면, 어머니의 이야기를 기록한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참고자료
  • 국가건강정보포털
  • 질병관리청
  • 대한뇌졸중학회
  • 대한신경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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